제목봄길 은빛여행2022-07-1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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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소식으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가뭄에 비가 꼭 필요한 때이기는 하지만 

어르신들이 휠체어로 이동하는 시간만큼은 어려움이 생기지 않도록 

긍휼을 베풀어 주시길 매달렸습니다. 

시간이 되어 모여든 분들을 차에 나누어 태우고 목적지로 향하였습니다. 

멀지 않는 의왕 백운호수 근처 식당이었지만 

마음은 멀리 여행하는 마음으로 설레는 모습이었습니다.


박숙희 권사님과 김순복 성도님은 요양원에서 허락받아 외출하였습니다. 

곱게 차려입고 밝고 화사한 모습을 와 주시어 감사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단절되고 외로웠던 마음이 다시 이어지고 연결되는 자리였습니다.


자연스럽게 테이블마다 도우미들이 자리를 잡고 식사를 도왔습니다. 

코스요리를 예약할 때 잘 드시지 못하면 어쩌나 싶었지만 역시 염려에 불과했습니다. 

나오는 코스마다 모든 음식을 맛보고 즐겼습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홀로였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식후에는 젊은이들의 인기 장소인 카페에 들러 

소싯적 추억을 소환하여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이 모든 일은 함께했기 때문입니다. 

후원금도 주시고, 간식을 보내주고, 

손수 간식을 만들어 준 손길도 있었고 운전으로 함께 한 

그야말로 사소한 섬김의 총합이었습니다.


내 생의 모든 계절이 좋았다/ 

살아있는 모든 아침이 좋았다/ 

눈보라 치는 어두운 길이라도/ 

친구, 

내 곁엔 네가 있었기에// 

오늘 다시 우리 앞에/ 

처음 맞는 바람이 불어오고/ 

앞이 안 보이는 더 험한 날일지라도/ 

친구, 

너와 함께 걷고 있다면//

우리 함께 지켜야만 할 것이 있고/ 

우리 함께 찾아야만 할 길이 있고/ 

내 곁에 너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온다면/ 

우리 걸음마다 이미 꽃은 피어날 테니” 

(박노해의 ‘내 생애 모든 계절에’)


이런 여행을 진즉에 꿈꾸어 왔는데 

몇 년의 세월이 흐르는 그사이에 이미 천국에 가신 분도 계십니다. 

죄송한 마음이 늘 짐으로 남아 있었는데 마치 미뤄두었던 숙제를 마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아무 고난도 겪지 않으면 아무 창조도 이룰 수 없다는 말처럼 

기회가 올 때 머뭇거리지 말고 순종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라기는 내년에는 교회의 어르신만 아니라 

고향에 계신 성도의 부모까지 초대하여 여행도 하고 

주일에는 내 자녀가 다니는 교회를 방문하는 프로그램으로 

확대하여 진행하면 좋겠다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차근히 준비하여 고독과 단절의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을 

행복으로 초대하는 제2회 봄길 은빛여행을 소망해 봅니다.

김형수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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