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은 야자나무처럼 돋아나고 레바논의 향백나무처럼 자라리라.
주님의 집에 심겨 우리 하나님의 앞뜰에서 돋아나리라.
늙어서도 열매 맺으며 수액이 많고 싱싱하리니.
(시편 92편 13~15절)
연초록빛이 찬란한 4, 5월이 되면 저 혼자만 품고 있던 마음에 짐이 되살아납니다. 제 마음에는 어르신들에 대한 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노년의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삶인지를 보여주는 분들이 되면 좋겠다는 소망입니다. 현직에서 물러나 시간상으로 여유가 있으니 마음껏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가 되고 축복이라고, 오갈데 없는 친구들에게 말할 수 있는 삶은 참 아름다운 삶이 될 것입니다. 인생의 연륜에서 묻어나는 여유와 함께 성경 속에 이야기를 내 인생의 길잡이로 삼는 데서 나오는 그 넉넉함, 그 여유로 퍽퍽한 현실 삶에서도 지쳐 있는 젊은 성도에게 손잡아 줄 수 있고 어깨를 토닥여 줄 수 있는 어르신이라면 그 삶은 풍성하고 부요할 것입니다.
교회의 아이들을 내 손자처럼 손녀처럼 무릎에 앉히고 축복을 해줄 수 있다면, 그것이 감사해서 언제든지 가까이 오는 어린아이들이 있는 공동체라면 그게 바로 작은 천국이고 살맛 나는 세상일 겁니다. 나이가 들어감이 얼마나 멋있는지 보여 줄 수 있는 어른이 많아지면 그 뒤를 따라가는 젊은이들에게는 그것이 소망이 되고 삶의 활력이 될 것입니다. 나도 저렇게 멋지고 아름답게 늙어가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될 것입니다.
사실, 봄볕 좋은 요즘 같은 날에 그런 어르신들을 모시고 정기적으로 여행을 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봄길 은빛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산과 바다를 둘러보고 어르신들끼리 함께 어울려 노래 부르고 춤도 추시며 노년을 보내도록 돕는 꿈이 있었습니다. 벌써 몇 년 전부터 이런 계획을 세우고 떠나려던 차에 한 권사님이 병원에 입원하셨고 그길로 떠나지 못한 채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몇몇 분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이미 떠나신 분들을 떠올리면 기회가 되었을 때 모시고 다니지 못한 것이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 와중에 거리두기가 풀려가고 있어 올 봄에는 꼭 가리라는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떠나고 싶지만, 계획된 사역이 있어 그렇게는 하지 못하고 5월 30일 ‘제1회 봄길 은빛여행’을 떠나려고 합니다. 멀리는 못 가지만 근처에서 콧바람도 쐬고, 맛집 투어도 하고, 선물도 풍성하게 준비하려고 합니다. 비록 당일 코스로 다녀오지만, 어르신들이 한껏 자유로워지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김형수 목사 |